
프루스트 현상: 냄새를 통해 기억을 떠올리는 현상
지난 실습에서 우리 6학년 하반이 사고를 치는 바람에 실습 기간이 연장 됐다. 그 때문에 하나마루 씨를 꽤 만나지 못했는데, 사고의 수습으로 보충 수업이 생겨 만나지 못하는 기간은 생각보다 길어졌고, 보충 수업에서 또 사고를 쳐서... 결국 엄청나게 오랜만에 하나마루 씨를 만나, 사이좋게 6학년 하반의 반성문을 쓰고 있다. 이런 데이트도 색다르고 재밌다며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모습이 귀엽지만, 다음부턴 각자 자기 몫 정도는 스스로 해내길 바란다.
“쇼자에몽.”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있자 하나마루 씨가 날 부른다.
“응, 유메.”
나란히 앉은 하나마루 씨의 어깨에 기대며 대답하니 놀란 몸이 작게 튀었다. 난 그걸 모른 체 하고, 붓을 쥐지 않은 팔을 허리에 둘러 머리를 어깨에 기댔다. 아, 심장소리 들린다.
“너 진짜...”
부끄러움을 숨기기 위해 화 내는 척 해도 다 보입니다, 하나마루 유메. 얼굴이 벌써 익었어요.
“으휴, 아무튼... 쇼자에몽은 잊었던 기억을 떠올려 본 적 있어?”
“잊었던 기억이요?”
“응. 어린 시절 친했던 친구라던가, 좋아했던 책의 문장같은거. 방금 먹 향기 덕분에 서예를 배웠던 때가 생각났거든. 또 아침엔 겨울 냄새로 오리들이 날아가는 풍경이 기억났고.”
“냄새 때문에 기억을 떠올린거네요.”
“응, 난 그렇네. 쇼자에몽은 있어?”
“...저는 없어요.”
“아쉽네-”
하나마루 씨는 고개를 숙이고 다시 반성문을 쓰기 시작했다. 집중한 탓에 오리처럼 튀어나온 입이 귀여워 노는 손으로 아랫입술을 콕콕 찔렀다. 그 탓에 집중이 흐트러진 하나마루 씨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지금도 입술을 찌르고있는 손을 잡았다.
“쇼자에몽!”
드디어 눈이 마주쳤다. 손에 쥔 붓을 뺏어 책상에 내려두고 작은 몸을 꽉 끌어안았다. 반성문을 가져온 주제에 방해하면 안되지만 하나마루 씨가 날 봐주지 않는걸.
“유메.”
귓가에 입을 대고 속삭이듯 이름을 부르자, 놀란 듯이 안겨있는 몸이 굳었다. 아, 언제부터 이렇게 작았더라. 잊은 적 없지만 되새기는 기억은 있다. 학급위원장의 임무로 거의 자지 못한 나를 재우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손길. 몽롱해져가는 정신에도 일어나면 없을까봐 걱정되어 옷자락을 있는 힘껏 쥐고있었다. 어린 시절의 따뜻한 추억 하나이자 이 사랑의 시작점. 하나마루 씨의 다정은 내게 사랑의 형태로 남아있다.
키워드: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