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네임리스]사건의 공범자

누군가의지인 2026. 3. 27. 09:15

닌타마 란타로 케마 토메사부로 네임리스 드림
쿠노타마 5학년 드림주


 최근 케마 선배의 거동이 수상하다. 정면으로 걸어오는 승부를 피하기도 하고, 시우음으로 젠포우지 선배와 마을에서 몰래 만나자는 약속을 잡기도 한다. -인술학원 공용 시우음이라서 모든 사람이 선배들의 일정을 알아버렸다- 아무튼, 요즘 선배는 지금까지의 케마 선배 답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5학년 이반의 학급위원장 오하마 칸에몽처럼 도쿠타케성에 스카우트를 받고 떠나려는 것 일지도 모른다. 이미 한 번 실패했으니 도쿠타케는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겠지. 지금부터 세계 평화를 위해 케마 선배가 인술학원에 남아있도록 선배의 빈 틈을 노려 설득하기로 했다.
 
 인간은 식사를 할 때와 용변을 볼 때 취약하다. 하지만 선배가 도쿠타케에 가는 한이 있어도 변소에 가는 것 까지 보고 싶지는 않아서 마침 홀로 점심 식사 중인 선배를 노리기로 했다.

 "케마 선배, 앞에 앉아도 되겠습니까?"

 "오우, (-)아니냐. 편히 앉아."

 "젠포우지 선배랑 같이 안 드세요?"

 "...보건위원회 활동 중이야. 이사쿠에게 볼 일이 있는 건가?"

 "아니요! 케마 선배에게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나에게?"
 
 "네. 저 실은..."
 
 "실은...?"
 
 "미안 토메사부로! 약초를 잔뜩 따오는 바람에 보건실은 자리가 없어서 나가야에서 조합하는데 약연이 굴러가서 네가 아침에 새로 발라둔 장지문이 박살 나고... 아, 쿠노이치 교실의 (-) 아니야? 토메사부로에게 얘기 많이 들었어."

 "이... 이사쿠...!"
 
 얼굴이 새빨개진 케마 선배가 젠포우지 선배의 입을 틀어막는다.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도쿠타케 이야기를 꺼낼 수는 없는 거지. 응, 그렇지. 남기는 건 용서받지 못하기 때문에 잔반을 빠르게 드링킹 하고 식당을 빠져나갔다. 첫 시도, 실패.
 
 닌타마와 쿠노타마는 만날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신중히 가야 한다. 실습보다도 더 고민하고 생각하며 두 번째 기회를 노린다. 
 
 "6학년 하반의 싸움을 좋아하는 무투파 용구위원회 위원장 케마 토메사부로 선배!"
 
 "하아? 승부 중에 누구냐? 엇! (-)...!"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시끌시끌했던 운동장이 순식간에 고요해진다. 좋아, 이제 다음 단계... 어? 갑자기 선배가 기절해 있었다. 주변 함정에 빠져있던 젠포우지 선배와 시오에 선배의 도움을 받아 서둘러 케마 선배를 보건실에 눕히고 한숨 돌리니까, 멈춰 선 케마 선배를 보지 못하고 대창을 휘둘러 버렸다고 시오에 선배께서 말씀해 주셨다. 
 
 "(-). 요즘 무슨 고민 있나?"
 
 젠포우지 선배는 니이노 선생님을 모시러 나가서 어색하게 둘이 앉아 있으니, 선배가 먼저 물어왔다. 불편해서 아무 말이나 할 사람은 아닌데... 어림풋이 알고 이야기한 것일지도. 케마 선배를 위해 들키지 않게 조심해서 대답하자.
 
 "없습니다."
 
 "하핫!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작정 들이박을 때가 더 좋은 결과를 낼 때도 있다. 알겠나?"
 
 "네...! 감사합니다. 시오에 선배!"
 
 선배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케마 선배의 옆에 앉아있는 내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고 나갔다. 그래... 너무 고민하는 것도 좋지 않다. 그렇지만... 냅다 선배! 도쿠타케에 가지 마세요!라고 외칠 수는 없다. 그러니 내일은...
 
 "케마 선배."
 
 평소와 다르게 눈치 보며 용구창고로 들어간 선배를 부른다. 오늘 1학년 하반은 보충수업, 로반은 그늘진 동굴로 소풍을 간댔고, 3학년은 사회 체험 실습. 4학년은 3.5학년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학원장에게 단체 시위를 하러 간댔다. 참고로 젠포우지 선배는 약초를 따러 외출. 타이밍 좋게 지금은 케마 선배 혼자 있단 말씀! 안그래도 할 일이 많은 용구위원회 활동을 선배 혼자 하게 됐으니 도와드리며 설득한다. 좋아. 근데 금방 나오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혼자 들기 무거운 거라도 옮기시는 건가. 도와드려야...

 "(-) ,이건..."

 "...선배."

 잠시 후, 창고 밖으로 나온 케마 선배는 사람만 한 멍석을 어깨에 얹고 있었다. 사람만 한? 우리는 아직 학생이지만, 닌자다. 특히 상급생은 시체를 볼 일이 많고. 저건 분명... 놀란 케마 선배는 무언가 변명하기 위해서인지 입을 달싹였지만, 나는 변명을 듣기보단 공범이 되기로 선택했다.

 "아까 싸우는 소리 들었습니다. 시오에 선배죠? 하급생들 보기 전에 같이 치워요."

 "아니, 그게 아니라..."

 "욱하면 그럴 수도 있죠. 애들 없을 때 빨리 처리해요."

 -욱해도 그러면 안됩니다-

 
 케마 선배는 내 말에 마음을 다잡은 건지, 진지한 눈빛으로 손을 잡고 우라야마를 향해 달렸다. 쿠노타마 5학년이니 시체 처리 방법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실전은 처음이지만 할 수 있을 것이다. 멈춰 선 선배의 손을 꽉 쥐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나는 선배가 들고 온 멍석 위에 앉아 케마 선배와 단 둘이 당고를 먹게됐다.

 "아무리 사이가 안 좋아도 그렇지, 죽일 리가 없잖아..."
 
 "하하..."
 
그건 그렇지. 인술학원 내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 곤란하다.
 
 "...그래서 (-)."
 
 "네?"
 
 "특별히 보여주고 싶은 풍경이 있어서 널 초대했어. 생각했던 대로는 아니었지만... 잠시 눈 감아줄래?"
 
 엄청나게 오해했는데 선배의 부탁을 거절할 수도 없다. 눈을 감는 건 무섭지만 선배가 이끌어주신다니 괜찮겠지. 오빠처럼 의지가 되는 선배가 낯선 곳에 날 버리고 가진 않을 것이다. 차분히 선배가 말하는 대로 조심하며 어딘가에 도착했다.

 "(-). 눈 떠봐."
 
 조금 빠른 시기에 피어난 벚꽃이 잔잔한 바람에 꽃잎을 싣어보낸다. 커다란 침엽수로 둘러쌓여 눈에 띄지 않는 이 곳은 인술학원보다 이른 봄을 맞이하고 있다. 선배는 조급하게 피어난 벚꽃처럼 귀한 풍경을 왜 나에게 보여주고 싶어 했을까. 
 
 "...예쁘네."
 
 "벌써 벚꽃을 볼 수 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진짜 예쁘..."
 
 바보같을 정도로 정직한 검은 눈동자에 내가 담겨진 채, 사랑스러운 것을 바라보듯 간지러운 표정을 얼굴에 띄우고. 언제 챙겼는지도 모를 온전한 벚꽃 한 송이를 내 귀에 꽂으며-
 
 "응, 예쁘네."
 
 라고 속삭였다. 다시 한 번 고요한 바람이 분다. 때를 맞춰 흩뿌려지는 벚꽃잎은 선배가 내게 다가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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